'서기 184년, 태평도의 도주 장각이 신도들을 선동하여 난을 일으키니 이를 황건적의 난이라 부른다.'
한나라 수도 낙양.
영제 : "이보시오 대장군, 내 듣기에 탐관오리들이 백성들을 수탈한다고 하오. 이번 민란도 그래서 일어난 게 아니겠소?"
하진 : "대체 어떤 작자들이 그런 소리를 합니까!"
버럭 화를 내는 하진. '환관오리'라는 말이 자기를 말하는 것 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사실인즉, 측근들이 하진의 권세를 믿고 부정부패를 일삼고 있었다.
영제 : "아, 아니 왜 이리 흥분하시오.."
하진 : "그 따위 말들은 다 조정의 권위를 무너뜨리려는 헛소립니다. 황건놈들이 퍼트리는 요언들이죠."
영제 : "황건? 대평교도들 말이요?"
하진 : "예,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면서 이를 태평사상이라고 떠드는 자들입니다."
영제 : "맞는 말이지 않소?"
하진 : "한낱 필부따위도 폐하와 같다고 하는 자들입니다. 그 옛날 '홍익인간'이니 하면서 천자와 대적하던 동이족들도 같은 말을 했었죠"
여기서 동이 즉 , 동쪽 오랑캐란 한나라 이전에 중원을 호령하던 고조선을 말한다.
영제는 동이족이라는 말에 화들짝 놀란다.
영제 : "그, 그렇소? 그럼 어서 불온한 무리들을 토벌해 주시오"
하진 : "걱정하지 마십시오. 전국의 애국지사들이 폐하의 명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나라 탁군. 지금의 북경근처로서 고구려땅과 멀지 않다.
유비 : "아우들, 조정에서 방을 붙혔다는데 읽어들 보았는가"
관우 : "예, 황건적을 무찌르는 자에게 큰 상급을 내린다 합니다. 형님과 동문수학 하던 공손찬도 큰 공을 세웠다는 군요."
유비는 공손찬이라는 말에 귀가 번뜩 뜨인다. 한 때는 둘이서 친형제처럼 지냈지만, 이후 공손찬은 출세길을 달렸고 유비는 별다른 공적없이 생계만을 이어왔다. 공손찬을 찾아가 효렴자리라도 부탁하고 싶었지만, 멀게나마 황족의 후손이라는 자부심이 발목을 잡고 있었다.
유비 : "그런가? 그럼 공손 백규(공손찬의 자) 형님을 한 번 만나뵈어야 겠군"
옆에서 술에 취한 체 듣고 있던 장비가 한 마디 한다.
장비 : "아이구~ 거 황건적인가 멋인가도 다 딱한 사람들 아니오. 출세할려고 꼭 그렇게까지 해야겠소?"
유비 : "출세라니! 상급은 바라지도 않네. 이 유비, 한나라 증산증왕의 후손으로 태어나 어찌 역적들을 두고만 볼 것인가!"
큰 소리를 치는 유비. 자기도 모르던 속마음이 들킨 것 같아 얼굴이 붉어진다. 자신의 순수한(?) 우국충절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겠다고 생각한다. 그러고선 자신의 집으로 장비와 관우를 데리고 와서 제사를 지낸다.
유비 : "하늘이시여~ 유비, 관우, 장비 우리 세 사람은 의로서 형제가 되고자 합니다. 태어난 시각은 다르지만 죽을 때는 같이 죽을 것입니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장비.
유비 : "우리 삼형제는 황실에 대한 충의로 나라의 역적을 물리칠 것을 하늘에 맹세합니다. 이 맹세를 저버리는 자에게는 천벌을 내려주소서"
당환한 눈으로 유비를 쳐다보는 장비. 말린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글짖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재시리즈] 삼국지 고구려전 - 프롤로그 (0) | 2016.02.26 |
---|---|
소설 삼국지를 읽고 (0) | 2016.02.18 |
습관의 중요성 (0) | 2014.11.24 |
이야기 영국사를 읽고 (0) | 2014.11.09 |
운수 좋은 날 (0) | 2014.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