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52024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서기 184년, 태평도의 도주 장각이 신도들을 선동하여 난을 일으키니 이를 황건적의 난이라 부른다.'


한나라 수도 낙양.


영제 : "이보시오 대장군, 내 듣기에 탐관오리들이 백성들을 수탈한다고 하오. 이번 민란도 그래서 일어난 게 아니겠소?"

하진 : "대체 어떤 작자들이 그런 소리를 합니까!"


버럭 화를 내는 하진. '환관오리'라는 말이 자기를 말하는 것 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사실인즉, 측근들이 하진의 권세를 믿고 부정부패를 일삼고 있었다.


영제 : "아, 아니 왜 이리 흥분하시오.."

하진 : "그 따위 말들은 다 조정의 권위를 무너뜨리려는 헛소립니다. 황건놈들이 퍼트리는 요언들이죠."

영제 : "황건? 대평교도들 말이요?"

하진 : "예,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면서 이를 태평사상이라고 떠드는 자들입니다."

영제 : "맞는 말이지 않소?"

하진 : "한낱 필부따위도 폐하와 같다고 하는 자들입니다. 그 옛날 '홍익인간'이니 하면서 천자와 대적하던 동이족들도 같은 말을 했었죠" 

 

여기서 동이 즉 , 동쪽 오랑캐란 한나라 이전에 중원을 호령하던 고조선을 말한다.

영제는 동이족이라는 말에 화들짝 놀란다.

 

영제 : "그, 그렇소? 그럼 어서 불온한 무리들을 토벌해 주시오" 

하진 : "걱정하지 마십시오. 전국의 애국지사들이 폐하의 명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나라 탁군. 지금의 북경근처로서 고구려땅과 멀지 않다.


유비 : "아우들, 조정에서 방을 붙혔다는데 읽어들 보았는가"

관우 : "예, 황건적을 무찌르는 자에게 큰 상급을 내린다 합니다. 형님과 동문수학 하던 공손찬도 큰 공을 세웠다는 군요."


유비는 공손찬이라는 말에 귀가 번뜩 뜨인다. 한 때는 둘이서 친형제처럼 지냈지만, 이후 공손찬은 출세길을 달렸고 유비는 별다른 공적없이 생계만을 이어왔다. 공손찬을 찾아가 효렴자리라도 부탁하고 싶었지만, 멀게나마 황족의 후손이라는 자부심이 발목을 잡고 있었다.


유비 : "그런가? 그럼 공손 백규(공손찬의 자) 형님을 한 번 만나뵈어야 겠군"


옆에서 술에 취한 체 듣고 있던 장비가 한 마디 한다.


장비 : "아이구~ 거 황건적인가 멋인가도 다 딱한 사람들 아니오. 출세할려고 꼭 그렇게까지 해야겠소?"


유비 : "출세라니! 상급은 바라지도 않네. 이 유비, 한나라 증산증왕의 후손으로 태어나 어찌 역적들을 두고만 볼 것인가!"


큰 소리를 치는 유비. 자기도 모르던 속마음이 들킨 것 같아 얼굴이 붉어진다. 자신의 순수한(?) 우국충절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겠다고 생각한다. 그러고선 자신의 집으로 장비와 관우를 데리고 와서 제사를 지낸다.


유비 : "하늘이시여~ 유비, 관우, 장비 우리 세 사람은 의로서 형제가 되고자 합니다. 태어난 시각은 다르지만 죽을 때는 같이 죽을 것입니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장비. 


유비 : "우리 삼형제는 황실에 대한 충의로 나라의 역적을 물리칠 것을 하늘에 맹세합니다. 이 맹세를 저버리는 자에게는 천벌을 내려주소서"


당환한 눈으로 유비를 쳐다보는 장비. 말린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글짖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재시리즈] 삼국지 고구려전 - 프롤로그  (0) 2016.02.26
소설 삼국지를 읽고  (0) 2016.02.18
습관의 중요성  (0) 2014.11.24
이야기 영국사를 읽고  (0) 2014.11.09
운수 좋은 날  (0) 2014.10.20
Posted by C언어 보이
|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 오래된 고서들이 숨어있는 역사의 비밀창고다. 

오늘도 나는 삼국지연의나 조선상고사 같은 책들을 읽으며 서점아저씨와 이야기 꽃을 피운다.


서점주인 : 니 고구려가 한때 북경까지 먹은 거 알고 있제?

필자 : 예, 중국 연나라를 쳐부셨다 아입니까.

서점주인 : 근데 그기 다가 아이다. 한나라 삼국지 시대에도 고구려가 마이 활약을 했다. 조조와 고구려 고국천왕이 동맹도 맺었고.

필자 : 유비, 관우, 장비가 나오는 그 삼국지예? 에이~ 삼국지에 고구려 얘기는 꼬빼기도 안 보이는데 믄 소립니까.

서점주인 : 수나라, 당나라가 삼국지에서 고구려 부분을 마이 조작해서 그런기다. 

필자 : 듣고 보니 그랬을 수도 있겠네예.. 고구려하고 조조가 다스린 위나라는 붙어 있었으니깐.. 근데 수나라가 굳이 왜 그걸 조작합니까?

서점주인 : 니가 수나라 왕이면 적국의 활약상을 숨기고 싶지 싶겠나? 가뜩이나 고구려랑 싸우다가 져서 나라가 망할 지경이었거든. 그 판국에 역사조작은 암 것도 아닌기라.  

필자 :  에이~ 그래도 우찌 있는 사실을 아예 빼버립니까. 과장 정도면 몰라도.

서점주인 : 니 참 띨띨하네. 요즘에도 중국이 고구려 역사가 자기꺼라고 우기는데 옛날에는 더 했겠지. 요즘같이 뭐 국제여론이 있나 언론이 있나. 큰 나라가 힘으로 우기고 그렇게 몇 백년 지나가면 그기 사실이 되는기라 역사에서는.

필자 : 아...

서점주인 : 니 글쓴다고 했제? 그럼 이거 한 번 읽어보고 글로 써봐라.

 

아저씨는 오래된 책을 꺼냈다.

'삼국지 위지동이전 비사'

한 장 한 장 읽을 수록, 새롭고 놀랍다.

원자저는 적혀있지 않지만, 아마도 중국 수나라나 당나라 때 한 양심적인 사관이 썼으리라.

 

이 비사를 토대로 삼국지와 고구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글짖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재] 삼국지 고구려전 - 황건적의 난 1 (도원결의)  (0) 2016.03.02
소설 삼국지를 읽고  (0) 2016.02.18
습관의 중요성  (0) 2014.11.24
이야기 영국사를 읽고  (0) 2014.11.09
운수 좋은 날  (0) 2014.10.20
Posted by C언어 보이
|

문득 제갈량이나 유비, 관우 보다 고려에 항복한 신라의 마지막 왕이 더 의인이 아닌가 싶다. 자신의 업적, 한 왕조의 역사 보다 진짜 중요한 가치는 백성들의 행복임을 깨달은 참된 임금이 아닌가 싶다.


삼국지를 비롯한 역사책이나 역사소설 등에서는 영웅들의 희로애락이 다루어 진다. 선주 유비를 위해 북벌을 일으키려는 제갈량을 보며 잠시나마 멋지게 느껴졌다. 하지만 한 인간(유비)에 대한 충성이 수십만 군사들의 목숨보다 중요한가? 


많은 역사책들이 영웅들의 업적, 민족적 자존심 등을 다룬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당시대의 백성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반장선거에 당선되기 위해 친구들을 이간질하고, 무리하게 반장이 되어서 학급분위기를 해치는 아이들을 본다면 우리는 참 한심하다, 철없다, 열등감에 빠져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나오는 반장 엄석대가 이런 인물이다. 


지금도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기업인들과 정치인들이 영웅이라 불리고 싶어서 혹은 '대업'을 이루었다는 인정을 받기 위해 애쓰고 있을까. 인정받지 않은 용기를 가진다면 세상은 얼마나 더 행복해 질까.

Posted by C언어 보이
|